1 서론
보조 신체 로봇 팔(supernumerary robotic arm; SRA)은 착용형 로봇(wearable robot)의 한 유형으로, 사용자의 신체에 부착되어 추가적인 팔을 제공함으로써 신체 동작의 자유도를 확장할 수 있다. 작업 공간이 고정되었다는 제약을 가진 일반적인 산업용 로봇에 비해 SRA는 유동적이고 보다 유연한 협업이 가능하다 [1, 2]. 증가된 자유도와 확장된 공간으로 인해 SRA 사용자는 동시에 여러 작업을 수행하거나, 다수 인원이 필요한 작업을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다 [3]. 이러한 SRA는 작업자의 작업 자유도와 공간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며, 이로 인해 목적이나 적용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어 왔다. Jing et al. [4]과 Zhao et al. [5], Shreyanka et al. [6]은 우주 환경, 건설 현장에서의 활용을 목적으로 등 또는 어깨에 부착되어 사용자가 몸이나 작업물을 고정할 수 있도록 설계된 SRA를 제안하였다. Gourmelen et al. [7]과 Ciullo et al. [8]는 사용자의 허리에 부착되어 각 팔의 하단 공간에서 사용자의 작업을 보조하는 SRA를 개발했다. Véronneau et al. [9]은 허리에 부착되어 한 개의 손이 측면으로 뻗어 나오는 형태의 SRA를 제안했다. Yamamura et al. [10]이 개발한 JIZAI arms는 어깨 위, 팔 측면, 팔 하부 공간을 통해 뻗어 나오는 형태가 가능하다. 따라서 SRA는 크게 사용자의 팔의 상부 공간에서 보조하는 SRA와 [4, 5, 6, 10]와 팔의 하부 공간에서 보조하는 SRA [7, 8, 9, 10]로 구분할 수 있다.
SRA의 주요 특징은 사용자 주변 작업 공간의 확장이며, 작업 공간은 세 영역으로 나뉜다 [11, 12]. 확장된 작업공간(extensive workspace)은 사용자의 신체가 닿을 수 없지만 SRA를 활용하여 작업 가능한 확장 작업 공간이다. 협업 작업공간(collaborative workspace)은 사용자의 신체가 닿을 수 있기 때문에 SRA를 활용하여 협업이 가능한 공간이다. 침범 작업공간(invasive workspace)은 SRA가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신체 움직임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다. 그 중에서도 확장된 작업 공간은 주 작업 공간 밖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시야 각 밖에서 활동하거나 주의를 기울이기 어려운 공간이라는 차별점을 가진다 [11, 13]. SRA 사용자가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할 경우, 주변 환경이나 사람과의 충돌 위험이 높아진다 [13]. 또한 넓어진 활동 범위의 SRA의 위치, 특히 깊이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여 힘 조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4].
SRA 사용자의 주관적 경험의 질을 평가하는 주요 요소로는 신체수용감(proprioception), 신체 주변 공간 인식(perception of peripersonal space; PPS), 신체화 감각(sense of embodiment; SoE)이 있다. Proprioception은 기계수용체로부터의 감각 신호를 통합하여 공간에서의 신체 위치 및 움직임을 인식 능력이다 [15]. Proprioception은 사용자가 자신의 신체 및 SRA의 공간적 위치를 종합적으로 인식하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PPS는 뇌가 인식하는 신체 주변 공간을 의미한다[16]. 이는 사용자가 SRA를 자신의 신체 일부로 인식하고 확장된 작업 공간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능력과 직결되며, 이러한 감각이 형성되지 않으면 조작의 정확성과 안전성이 저하될 수 있기에 중요하다. SoE은 마치 자신의 몸처럼 느껴지는 감각으로 행동의 주체가 본인이라는 느낌(sense of agency), 감각의 주체가 본인이라는 느낌(sense of ownership), 자신의 시야가 있어야 할 위치에 있다는 느낌(sense of self-location)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17]. SRA에 대해 SoE가 형성되면 인지적 부담이 감소하여 조작의 정확성과 효율성이 향상된다는 연구가 있다[17]. 이는 SRA가 사용자 본인의 추가적인 신체로 인식되어, SRA의 직관적 사용과 확장된 신체에 대한 위협 감지를 촉진한다. Proprioception과 PPS은 확장된 작업공간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SRA의 사용자 경험의 핵심평가 요소이다. Proprioception과 PPS는 사용자의 시야와 목표물과의 거리에 따라 상이함이 기존 연구들을 통해 밝혀졌다 [18, 19]. Renzi et al. [18]에 따르면 proprioception과 PPS를 담당하는 뇌 영역(bilateral superior parietal lobule, right dorsal premotor cortex, anterior right inferior parietal lobule)이 목표물과의 거리에 따라 다르게 활성화됨이 확인됐다. Zanin et al. [19]는 PPS가 신체의 안전과 관련된 다중 감각 통합을 지원하며, 눈과의 거리와 같은 요인이 PPS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SRA의 다양한 형태로 인한 작업 공간의 다양성과 작업 공간에 따른 사용자의 주관적 감각이 상이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3]. 관련 최신 연구로는 다음과 같은 사례가 있다. Segura et al. [20]의 여섯 번째 손가락 로봇 시스템을 개발 하고 사용자 훈련 후, 시각적 정보 없이도 신체의 위치를 느끼는 proprioception이 형성됨을 밝혔다. Noccaro et al. [21]은 전기자극 피드백 시스템을 활용하여 SRA에 대한 proprioception 형성 연구를 진행하였다. Arai et al. [22]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환경에서 SRA에 대한 SoE 형성과 PPS 인식이 형성됨을 밝혔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신체의 국소 부위를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가동 범위의 영향은 다루지 않았다. 본 연구는 SRA의 확장된 작업 공간이 사용자의 주관적 감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상이한 가동범위의 SRA를 VR 환경에서 설계하고 proprioception, PPS, SoE의 형성 차이를 평가하는 것이 목표이다.
2. 방법
SRA 가동 범위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상단 가동 범위 SRA (SRA with Upper Range of Motion, SRA-URM)와 하단 가동 범위 SRA (SRA with Lower Range of Motion, SRA-LRM) 조건을 설정했다(Figure 1). SRA-URM은 SRA가 사용자의 어깨에 부착되어, 확장된 작업 공간이 사용자의 어깨부터 SRA의 손 끝까지의 영역을 포함한다. SRA-LRM은 SRA가 사용자의 허리에 부착된다. 확장된 작업 공간이 사용자의 허리부터 SRA의 손 끝까지의 영역을 포함한다. SRA-URM과 SRA-LRM 모두 앉은 상태에서 상반신을 활용하는 작업을 보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기존 연구 방법론과 동일하게 [7] 두 SRA 모두 사용자가 실시간 발 움직임으로 조작된다. 본 실험은 집단내 설계(within-subject design) 방법으로 설계되었다.

본 연구는 총 30명의 참가자(여성 16명, 남성 14명)가 연구에 참여했다. 모든 참가자는 실험 관련 상세 설명을 제공받았으며, 서면 동의서를 작성 및 제출했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25.33세(표준편차 = 0.94)였으며, symptom checklist-90-revised(SCL-90-R) [23] 검사 결과 특이 사항을 가진 피험자는 없었다. 모든 피험자는 참여에 대한 보상으로 시간당 15,000원을 지급받았다.
본 연구는 머리부착형 시각 자극 제시 장치(head-mounted display; HMD) (HTC Vive Pro Eye, HTC, 대만)와 컨트롤러(HTC, 대만), 동작 추적기(HTC, 대만)를 활용하였다. HMD는 1440 × 1600 픽셀(단안 기준)의 해상도, 90Hz의 주사율, 110º도의 대각선 시야각을 제공한다. VR 실험 프로그램은 Unity 2020.3.26f (Unity Technologies, 미국)로 개발되었으며, Windows 11 Home Edition (64-bit OS, Microsoft, 미국), i5-14600KF 프로세서(3.50 GHz, Intel Corporation, 미국), 32GB RAM (Samsung, 대한민국), GeForce RTX 4060 Ti 그래픽 카드(NVIDIA, 미국)가 장착된 PC에서 구동되었다. Arduino Uno R3 (Arduino, 이탈리아)와 5V 9000RPM 진동 센서는 진동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해 활용됐다.
JPRT는 proprioception을 측정하기 위한 과제(Figure 2)이며, 총 네 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대기단계이다. 피험자는 중립 자세로 시각 자극이 나타날 때까지 대기한다. 2단계는 반응단계이다. 시각 자극이 나타나면 발을 활용하여 SRA를 조종함으로써 SRA의 시각 자극의 중점에 위치시킨다. 3단계는 재대기단계이다. 피험자는 SRA와 사용자 아바타가 제거된 상태에서 대기한다. 4단계는 재반응단계로, 2단계에서 위치시켰던 SRA의 위치를 기억하여 동일한 위치로 다시 이동시킨다.

시각 자극의 위치는 SRA의 가동 범위 내에서 균등한 방사상 거리에 위치하도록 설정하였다. 좌우 방향으로는 4개의 위치, 상하 방향으로는 3개 위치에 배치되었으며 앞뒤 방향으로는 2 개의 위치를 설정하였다. 총 24번 반복 시행했다 시행 간 3초의 간격이 있었다.
CCT는 PPS를 측정하는 과제이다(Figure 3). 시각 자극과 촉각 자극이 동시에 제공되는 상황에서 촉각 자극의 위치에만 반응하는 과제이다. 시각 자극은 각 SRA의 위치를 기준으로 위 또는 아래에서 점멸하며, 촉각 자극은 피험자의 발바닥 또는 발등에 진동 형태로 제공되었다. 피험자는 발등에 진동이 발생하면 마우스의 상단 클릭, 발바닥에 진동이 발생하면 마우스의 하단 클릭으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시각 자극에 대한 반응 수준을 균등하게 유지하기 위해 피험자의 시선은 정면의 시선 고정점에 고정하도록 하였다.

시각 자극과 촉각 자극은 좌, 우 및 상, 하의 동기화 및 비동기화 관계를 가진다 (vertical synchrony, VS; vertical asynchrony, VA; lateral synchrony, LS; lateral asynchrony, LA). 두 자극이 모두 SRA 및 피험자의 발 위에 제시되거나 SRA 및 발 아래에 제시되는 경우가 VS이고, 자극이 상이하게 제시되는 경우가 VA이다. 또, 두 자극이 SRA 및 피험자의 발 좌측 또는 우측에 온 경우가 LS이며, 상이하게 제시되는 온 경우가 LA이다. 피험자가 두 자극을 동시에 경험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유도하기 위해 기존 연구에 따라 시각 자극은 촉각 자극보다 30ms 먼저 제시되었다 [24]. 총 96번 반복 시행 했으며, 시행 간 3초의 간격이 있었다.
Embodiment formation task (EFT)는 SRA에 대한 SoE를 형성하기 위한 과제이다 (Figure 4). 빨간색 공이 SRA의 좌상단, 좌하단, 우상단 및 우하단에 무작위로 나타난다. 피험자는 SRA를 사용하여 공과 접촉하도록 지시 받았다. 공과 접촉한 SRA의 부위에 따라 발바닥 또는 발등에 진동이 주어진다. 공은 SRA와 접촉한 즉시 사라지며, 피험자가 중립 자세로 복귀하면 이전에 새로운 무작위 위치에 공이 생성된다. 과제 수행 시 피험자는 공이 나타난 위치에 따라 적절한 SRA를 사용해야 하며, 왼쪽에 나타난 공은 왼쪽 SRA로, 오른쪽에 나타난 공은 오른쪽 SRA로 접촉해야 한다. 또한, 공이 위쪽에 나타날 경우 SRA의 손등을 사용하여, 아래쪽에 나타날 경우 SRA의 손바닥을 사용하여 접촉하도록 지시 받았다. 피험자들은 100번씩 3 블록을 시행됐다. 피험자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블록 간 3분의 휴식 시간이 제공됐다.

Position loss value는 proprioception 형성에 따른 자세 재현 정확성을 평가하는 지표이다 [33]. JPRT의 2단계와 4단계에서 측정된 SRA의 세 부분(팔꿈치, 손목, 손끝)의 3차원 공간 좌표를 측정 후 두 좌표의 유클리드 거리(Euclidean distance)를 계산함으로써 position loss value를 산출한다. position loss value가 작을수록 시작 정보 없이 SRA 자세를 재현했음을 의미하며, proprioception이 강하게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Multisensory gain은 PPS 형성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이다 [24]. Multisensory gain은 수식 (1)을 통해 계산되며 LS와 LA 조건에서의 inverse effect-based crossmodal congruency effect(IE-CCE) 값의 차이다. IE-CCE는 수식 (2)를 통해 계산되며 VS와 VA 조건에서의 inverse effect-based response time (IE-RT) 값의 차이다. IE-RT는 수식(3)을 통해 계산되며 촉각 자극에 대한 반응 시간과 자극의 위치에 대한 정확도의 역수를 곱하여 구한다.
Multisensory gain값이 클수록 일치된 조건에서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반응했다는 의미이며 시각-촉각 통합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PPS가 강하게 형성되었음을 나타낸다.
SoE는 Gonzalez-Franco & Peck(2018)의 설문을 활용했다 [26]. 설문은 총 14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은 7점 Likert 척도(-3: 매우 동의하지 않음, +3: 매우 동의함) 로 설계됐다. 신체소유감(sense of body ownership), 행위감(sense of agency), 자기위치감(sense of self-location), 외형(appearance), 반응(response) 등 6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SoE 설문의 총점은 주요 요소인 sense of body ownership, sense of agency, sense of self-location 항목에 가중치(×2)를 적용하여 합산하고, 나머지 요소(appearance, response 등)는 가중치를 반영하지 않고 계산된다. SoE 설문의 총점이 크면 SoE가 강하게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실험은 목적, 범위, 진행 상황 등에 대한 사전 설명, 적응과제, EFT 전 JPRT 및 CCT, EFT 후 JPRT 및 CCT, SoE 설문 순서로 진행된다. 두 가동 범위 실험조건에 대하여 반복되었으며, 상쇄균형화 (counterbalanced) 되었다. 두 조건 사이에는 20분의 휴식시간이 부여되었다. 전체 과정을 수행하는데 총 150분이 소요되었다. Figure 5는 전체적인 실험 절차를 나타낸다.

3.결과
SRA-URM가 SRA-LRM보다 position loss value가 적었다(F (1,29) = 6.782, p =.014). 측정 시점에 따라서는 차이가 없었다 (F(1,29) = .372, p =.547). 가동 범위와 측정시점의 상호작용효과(F(1,29) = 1.929, p = .175)는 없었다.
추가적인 분석을 위해 SRA-URM과 SRA-LRM의 훈련 전, 훈련 후 결과를 비교하고, 측정 시점에 따른 SRA-URM와 SRA-LRM의 position loss value를 비교했다. SRA-URM은 훈련으로 인해 position loss value가 유의하게 개선되지 않았다(t (1,29) = 1.209, p =.237). SRA-LRM도 마찬가지로 훈련으로 인한 position loss value의 유의한 개선은 없었다(t (1,29) = -.366, p =.717). 훈련 전의 SRA-URM과 SRA-LRM의 position loss value 차이는 없었다(t (1,29) = -1.183, p =.246).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결과로, 훈련 후 SRA-URM의 position loss value는 SRA-LRM보다 유의하게 낮아졌음을 확인했다(t (1,29) = -3.614, p <.001). Figure 6 (A)는 시각화 된 position loss value 결과이다.

Multisensory gain은 훈련 후 유의하게 개선됐다(F (1,29) = 10.233, p =.003). 가동 범위에 따른 multisensory gain의 차이와 가동 범위 및 훈련의 상호작용은 없었다(F (1, 29) = .329, p = .570; F (1,29) = .211, p = .649).
추가적인 분석을 위해 SRA-URM과 SRA-LRM의 훈련 전, 훈련 후 결과를 비교하고, 측정 시점에 따른 SRA-URM와 SRA-LRM의 multisensory gain을 비교했다. SRA-URM와 SRA-LRM 모두 훈련 후 multisensory gain이 유의하게 개선되었다(t (1,29) = -2.650, p =.013; t (1,29) = -2.402, p =.023). 훈련 전의 SRA-URM 및 SRA-LRM간의 multisensory gain의 차이는 없었으며, 훈련 후에도 차이가 없었다(t (1,29) = .086, p =.933; t (1,29) = .602, p =.552). Figure 6 (B)은 시각화 된 multisensory gain 결과이다.
4. 논의
본 연구에서는 SRA의 가동 범위가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SRA-URM과 SRA-LRM 사용자의 proprioception, PPS, SoE를 측정하였다. 실험 결과를 통해 SRA-URM을 활용하는 경우 훈련을 수행하면 SRA-LRM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proprioception이 형성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두 SRA의 사전 proprioception이 동일한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훈련 후에는 SRA-URM의 proprioception이 SRA-LRM 조건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이는 훈련을 통해 SRA-URM에 대한 proprioception 형성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PPS의 경우 두 SRA 모두 훈련을 통해 유의한 개선이 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SoE 또한 두 SRA 모두 형성됨을 확인했다. 기존 연구 [26]에 따르면 설문 결과가 양수일 경우 SoE가 형성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두 SRA 모두 기존 연구를 상회하는 수준의 설문 결과를 얻었으므로 두 SRA 모두 SoE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훈련을 통해 자신의 신체와 독립적인 개체인 SRA에 대한 PPS와 SoE 모두 형성 가능하므로, 사용자의 움직임에 대한 보조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며, 보다 정밀한 동작이 필요한 경우 SRA-URM이 더 효용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SRA의 확장된 작업 공간이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인지적 차이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기여를 한다. 특히, SRA가 동작 가능한 범위와 사용자 눈과의 거리가 인지적 차이를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시각정보와 proprioception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전 연구에서는 proprioception이 손이나 발과 같은 신체 부위가 시야 내에 있을 때 더욱 정교하게 작동하며, 반대로 눈에서 멀어질수록 proprioception의 정확성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음이 보고되었다 [18, 19]. 또한 시각정보는 움직임의 궤적 및 운동학적 정보를 분석하고 행동을 계획하는 역할을 하며, proprioception은 해당 계획을 운동 명령으로 변환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27]. 두 감각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며, 하나의 감각이 불확실하거나 제한적인 경우 다른 감각이 이를 보정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시각은 proprioception 형성에 중요한 단서로 작용하며 신체의 역학적 특성을 갱신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28]. 본 연구에서 사용된 SRA-URM은 사용자의 어깨에서 뻗어 나오는 구조를 가지며, SRA-LRM은 허리에서 뻗어 나오는 구조를 가진다. 이로 인해, SRA-URM의 확장된 작업 공간은 SRA-LRM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쉽게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는 SRA-URM 사용시 SRA의 움직임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으며, 이는 효과적으로 proprioception 형성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28]. SRA-URM와 SRA-LRM은 가동 범위를 제외한 형태, SRA의 종단 지점 등 모든 요소에서 동일했다. 같은 대상 임에도 불구하고 운동학적 시각 정보량이 상이할 수 있음은 SRA의 움직임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 제공이 사용자 감각을 향상 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SoE 형성은 SRA의 수행 능력 향상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본 연구와 동일한 SoE 설문을 SRA에 대하여 활용한 이전 연구[22]의 SoE 형성 후 SoE 설문 총점은 1점이며 본 연구의 결과는 SRA-URM에서 1.54, SRA-LRM에서 1.94이다. 따라서, 피험자는 EFT를 통해 SoE가 형성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본 연구의 JPRT 결과, SoE 형성 이전에는 가동 범위에 따른 자세 재현 정확도의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SoE 형성 이후 SRA-URM에서 SRA-LRM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이는 SoE 형성이 자세 재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CCT 결과에서 두 가동 범위 조건 모두 SoE 형성 이후 multisensory gain 값이 증가하였다. 이는 SoE 형성 후 참가자가 시각 및 촉각 자극이 일치하는 조건에서 더 빠르고 정확한 반응을 보였음을 의미하며, SRA 주변 공간에서 나타난 시각 자극이 촉각 자극 판단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SoE형성이 SRA에 대한 PPS 형성을 유도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검증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SRA 사용자의 SoE 형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SRA가 신체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수록 사용자는 보다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해지며, 이를 통해 보다 정밀한 동작 수행과 작업 효율성 향상이 기대된다. 또한, SRA의 SoE가 충분히 형성될 경우, 사용자는 확장된 작업 공간을 보다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주변 환경 및 동료 작업자와의 충돌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SRA의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협업 작업공간을 최대화하고, 침범 작업공간을 최소화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아왔다[11, 12]. 이러한 연구들은 사용자와 SRA 간의 충돌을 최소화하여 안전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을 극대화함으로써 작업 효율성을 최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즉, SRA가 사용자의 신체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작동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SRA의 확장된 작업공간에 대한 고려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존 연구들이 사용자와 SRA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확장된 가동 범위에 대한 연구는 SRA를 착용한 사용자가 주변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탐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SRA는 사용자의 신체를 확장하는 기능을 갖지만, 사용자가 확장된 활동 범위를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할 경우, 주변 환경 또는 동료 작업자와의 충돌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안전한 SRA 운용을 위해서는 확장된 작업 공간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며, 이는 단순히 협업 공간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신체가 확장되었음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SRA의 동작 위치를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SRA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는 가동 범위에 관계없이 SoE를 형성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SoE가 형성되면 사용자는 SRA의 존재를 자신의 신체 일부처럼 인식하게 되며, 잠재적 위험 요소를 보다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시각과 proprioception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지므로, 작업 현장이 어둡거나 분진 등으로 인해 시야가 가려져 시각 정보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proprioception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에서는 SRA-URM의 사용이 보다 적합할 가능성이 있다. SoE 형성 후, SRA-URM의 proprioception 형성이 SRA-LRM에 비해 매우 뚜렷했기 때문에 시야가 제한된 환경에서 보다 안정적인 조작이 가능하게 한다. 더불어, 기존 연구에 따르면 추가적인 팔이 목표 위치를 가리켜 줄 경우, 기존 팔의 자세 구현 정확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28]. 즉, SRA가 특정 목표 지점을 먼저 지정해 주고, 기존 팔이 해당 지점을 따라가며 세밀한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을 활용하면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정밀한 작업이 필요한 경우, SRA-URM을 기존 팔의 작업 정확도를 높이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본 연구는 SRA의 가동 범위에 따라 확장된 공간이 달라짐을 실험적으로 확인하고, 이로 인해 사용자 경험에 차이가 발생함을 제시하였다. 특히, SRA의 확장된 작업 공간이 proprioception과 시각적 정보 처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기존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설계 요소를 제안하였다. 이는 SRA 설계 과정에서 단순히 협업과 충돌 방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확장된 공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인지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 연구에서 간과되었던 확장된 가동 범위의 개념을 도입하고, SRA의 설계 과정에서 확장된 공간이 사용자 경험과 작업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향후 연구에서는 SRA의 가동 범위와 사용자 경험의 관계를 더욱 정교하게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SRA 사용자 인터페이스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SRA의 가동 범위가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연구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들이 있다. 첫째, SRA 사용자의 인지적 차이가 실질적인 평가 지표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향후 SRA와 사용자가 협업하는 과제 수행에서의 정확도와 반응 시간 같은 작업 효율 지표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둘째, 기존 연구에서는 손, 어깨, 시선, 혀 등을 활용하여 조작하는 SRA가 개발되었다 [30, 31,32,33]. 이를 고려하여, 발을 사용하는 방식이 기존의 방법들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효과를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셋째, 본 연구는 가상 환경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현실적인 사용 경험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VR 환경에서는 SRA의 물리적 무게나 무게중심의 변화를 직접 경험할 수 없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실제 환경에서도 실험을 진행하여 VR과 실제 환경 간의 차이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넷째, 본 연구에 피험자로 참여한 대다수가 20대의 대학생들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실제 작업 현장에서 로봇과 협업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5. 결론
본 연구는 SRA의 가동 범위가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SRA-URM와 SRA-LRM에서 proprioception과 PPS, SoE를 비교하였다. 연구 결과, SRA-URM에서 수행된 JPRT 결과가 SRA-LRM보다 우수하였으며, 이는 SRA-URM에서 proprioception이 더욱 강하게 형성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는 SRA의 설계 과정에서 확장된 공간을 고려해야 함을 제안한다. 특히, 눈과의 거리가 가까운 위치에 배치된 SRA-URM의 SRA가 proprioception을 더욱 효과적으로 형성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본 연구는 SRA 사용자의 작업 공간에 따른 감각을 평가함으로써 유의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