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문화의 발전과 지속적으로 복잡해지는 사회구조로 인해 현대인들은 부정적인 정서반응을 유발하는 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일상생활 스트레스 체감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 스트레스의 고조는 초조함, 걱정, 근심 등의 불안 증상, 우울 증상에 이르게 되고, 오랜 기간 지속되거나 누적되는 경우, 신체의 적응력을 무너뜨려 정신적, 신체적 질환과 장애로 발전해 갈 수도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2019년 3월 15일)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고령화가 급진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70대 이상 노령층에서 조울증이라고 불리는 양극성 장애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더욱 시선을 끄는 것은 20대의 비중 또한 매우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2]. 심각한 단계에 이르게 되면, 약물 치료와 정신치료 등의 적극적인 의학적인 개입과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심각한 단계에 이르기 전에 내외적인 자극을 동원하여 정서반응을 능동적으로 조절하여 스트레스 반응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이 다각적으로 필요하다[3].
전문적인 치료 영역으로써의 심리치료에는 문제의 양상과 접근 방법에 따라 다양한 방법과 효과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통된 목표는 환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한 변화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다양한 심리치료 방법들 외에도 이와 연계되어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색채명상프로그램, 색채심리치료, 원예치료 등이 많다. 이는 다양한 정서 조절, 심리치료와 관련된 분야와 색채가 접목되어진 형태의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들이다.
색채 명상은 ‘현재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을 통해 현재에 집중하고 내면의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관리하는데 도움을 준다[4]. 컬러테라피라고도 하는 색채심리치료는 다양한 색채를 활용하여 개인의 건강과 균형을 유지하는 치유법으로, 색채를 활용한 신체적, 정신적인 부분의 불균형을 치유하는 것을 말한다[5]. 색채심리치료를 통한 정서함양의 효과로 색채심리치료 시작단계에서는 단조롭고 어두운 톤을 주로 사용했던 것에 비해 맺음단계에서는 부드럽고 따뜻하며 밝은 톤으로 변화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6]. 꽃을 활용한 색채조화 원예치료프로그램은 말기 암 환자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일부 면역기능을 향상시키며, 유사색 조화 원예치료프로그램보다 대비색 조화 프로그램이 더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하였다[7]. 이와 같이 색채를 기반으로 하는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들이 많은 이유로는 색채의 다양한 진동수와 파장이 인간의 뇌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신체 조직을 활성화시키거나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어 색채의 균형과 긴장을 통해 정서적 변화를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8]
최근 정신건강 관련 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 기술 기반의 콘텐츠가 적극 도입되고 있다. 치매 환자의 인지력 향상, 고소공포증 환자의 담력 강화,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자연경관 체험 등이 예로, 트라우마 개선 및 인지력 강화 등을 위한 목적으로 다양하게 접목되고 있다[9]. VR이 시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여 현실과 차단된 완전한 가상의 현실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상호작용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장점을 활용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가상세계의 3차원 구현, 높은 몰입감과 함께 현실에서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는 특징도 큰 영향을 준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에 노출이 잦은 사용자들이 효과적으로 정서를 조절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사용자 상황에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스트레스 완화 콘텐츠 제작을 위해 VR기술을 접목하고자 한다. 그리고 사용자들의 뇌파와 신체조직에 많은 영향을 미쳐 정서 조절에 효과가 높은 색채영역을 활용하여 사용자의 심리적인 상태에 맞는 색채 경험을 통해 효과적으로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색채 심리 테스트 중의 하나인 영국의 리빙 컬러 센터 운영자인 하워드와 도로시 선(Howard and Dorothy Sun)이 1992년에 개발한 Color Reflection Reading(이하 CRR) 분석법을 도입한다. 해당 분석법은 대부분의 치료적인 목적이 강한 심리 치료에서 추구하는 공동된 방향인 자신의 발견, 개인적 불안과 걱정 완화, 새로운 도전을 이끌어내는 것과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이를 색채라는 직관적인 매개체를 활용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10]. CRR 분석법을 기반으로 색채 경험을 통해 스트레스 완화를 해줄 수 있는 VR콘텐츠를 설계 및 구현을 하고, 이를 실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완화에 대한 효과를 검증하고자 한다.
2. 이론적 배경
CRR 분석법(1992)은 사용자들에게 그림 1과 같은 8가지 도형과 색상으로 제시되어진 것 중에서 선호하는 순서대로 3가지 색상을 고르고 순서에 따라 색상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CRR 분석법에서 첫 번째로 고른 색은 개인의 본질을 나타내고, 두 번째로 고른 색은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인 면에서 개인이 처해 있는 현재의 상황을 의미하며, 세 번째로 고른 색은 앞으로의 목표를 의미한다[12]. CRR 분석법에서는 각 색상들이 선택되는 순서에 따라 대표적으로 의미하는 바에 차이가 있으며, 이는 표 1과 같다[10].
색채에 대한 대표적인 심리적인 반응은 색채의 파장에 따른 뇌파가 자극을 받아서 정서적, 감성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14]. 특정 색채를 보았을 때 그 색채가 스펙트럼에서 가지고 있는 고유한 파장이(그림 2) 인간의 특정 뇌파를 자극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각 뇌파는 고유한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활성화 시 그 효과를 낸다. 또한 보색의 색상은 반대의 파장과 성질을 가지는 색상으로 실제로 사용자에게도 시각적, 심리적으로 반대의 특성을 영향을 주게 된다. 이는 기존에 자극이 가해지는 색상과 함께 제공되면 전체적인 균형감 있는 에너지 내에서 정서적, 감성적 환기를 시켜줄 수 있는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는 특징이 있다[15].
한편, VR 기기를 통한 색채영상의 시청은 사용자의 심리상태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7]. VR 기기를 착용한 사용자에게 각각 빨간색과 파란색 3D 영상을 보여주는 실험을 하였는데, 스트레스 설문 ‘BEPSI-K’를 진행한 후, 뇌파를 측정한 결과 감정지수에 해당하는 몰입(Engagement), 스트레스(Frustration), 명상(Meditation), 흥분(Excitement) 모든 지수가 빨간색 3D 영상을 시청할 때는 증가했으며, 반대로 파란색 3D 영상을 시청했을 때는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14].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활력을 촉진하는’ 빨간색의 효과와 ‘진정·완화시키는’ 파란색의 효과를 VR 환경에서 검증하였으며 색채를 통한 VR 심리치료 콘텐츠가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이다.
VR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인공적으로 생성한 가상의 환경을 실제와 유사하게 표현하는 기술이나 만들어진 특정한 환경, 상황을 의미한다. 현재 대다수의 VR 콘텐츠는 HTC Vive, Oculus와 같은 가상현실 Head Mounted Display(이하 HMD)가 발전함에 따라 이를 착용하고 현실과 차단된 가상의 세계를 즐길 수 있는 형태가 많다. 최근에는 파나소닉의 VR 글래스와 같이 안경처럼 착용하는 VR 글래스가 등장하면서 다양한 응용 연구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같은 VR 기술의 발전은 헬스케어분야에서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 기업인 옴니씨앤에스는 정신 건강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헬스케어 솔루션 옴니핏 마인드케어(OMNIFIT Mindcare)에 VR 기술을 접목했다[16].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VR 기술과 모션체어를 결합한 'VR-바이오피드백 시스템'을 개발하여 긴장이완훈련 뿐만 아니라 4D로 연동된 모션체어를 통해 훈련에 대한 몰입감을 더욱더 강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17].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산하 창의적 기술연구소는 PTSD(정신적 외상 후에 나타나는 정신적 질병)를 앓고 있는 이라크 전쟁 참전 군인들의 치료를 위해 VR 애플리케이션인 '버추얼이라크'를 제작해 60여 개 병원에서 심리치료에 적용한 사례가 있다[18].
강남 세브란스병원에서는 2006년부터 가상현실 치료 클리닉을 운영하여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사회공포증 외 다양한 공포증을 치료하고 있다[19].
이처럼 정신건강과 관련된 헬스케어 분야에 VR 기술이 다양한 시도로 융합되고 있는 이유로, VR로 가능한 가상 경험과 체험이 사용자들의 정신적, 심리적인 변화와 환기를 시키기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14]. 스트레스에 대한 잦은 노출로 어려움을 겪은 현대인들에게 평소에 정서 조절이 가능하도록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VR 콘텐츠가 접목되어 확장된다면 기술의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VR 힐링 콘텐츠 ‘노르니르’ 설계 및 개발
색채를 이용한 심리치료는 정서적 안정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사회공포증(불안장애)증상 극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1]. 본 연구에서는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완화하기 위해 VR 기술을 활용하여 색채심리분석 중 CRR 분석법을 접목한 힐링 콘텐츠를 기획 및 개발하고자 한다. 즉, 수요가 높은 스트레스 완화, 힐링 게임 분야와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색채심리치료, 그리고 몰입감을 강화해주는 VR플랫폼을 접목시켜 ‘노르니르’ VR 힐링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한다. ‘노르니르’란 인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다스리는 북유럽 신화 속 인물의 이름으로, ‘노르니르’ 게임을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현재와 미래, 과거를 더 긍정적으로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본 연구의 콘텐츠 방향성과 부합되어 이와 같은 이름을 선정하였다.
VR 콘텐츠에서 사용자의 상태에 맞추어 색채 경험을 제공하고 이는 전체적으로 연결되어지는 스토리텔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VR 콘텐츠의 체험을 통해 자신의 의미를 찾고, 힘을 얻어서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는 여정으로 구성한다. 전체적인 콘텐츠 구성은 그림 5와 같이 크게, 오프닝과 CRR 테스트를 통해 사용자 심리상태에 기반한 색채 선택을 포함하는 여정의 시작, CRR 테스트 결과에 따른 3가지 컬러테라피 맵을 체험하는 힐링 여정, 그리고 여정의 마무리로 구성된다. 그리고 각 여정별로 콘텐츠 세부는 다음과 같이 구성한다.
여정의 시작 부분은 시작 장소를 거쳐 튜토리얼을 숙지한 후,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게임이 시작되면 스트레스를 받은 사용자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의미하는 시들어버린 세계수 나무가 심겨져 있는 장소에서 CRR 분석법의 색채 심리테스트를 진행한다. 사용자들은 제시된 8가지 도형에 따른 색상 중에서 순차적으로 3가지 색상을 선택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사용자의 본질(첫번째 선택 색상), 사용자의 현재의 상태(두번째 선택 색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용자의 향후 목표(세번째 선택 색상)에 대한 정보가 수집된다. 이는 추후 본격적인 컬러테라피 여정에서 사용자들의 힐링을 위한 체험을 하는 맵과 인터랙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선택을 마친 사용자는 운명의 실을 따라 힐링 여정으로 떠나게 된다.
본격적인 컬러테라피 힐링 여정에서는 사용자들이 3가지 컬러맵과 인터랙션을 경험하게 된다. 각 맵은 순차적으로 1가지 색상이 메인컬러로 구현된 환경으로, 해당 색상이 가지는 의미와 느낌을 가장 잘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인터랙션으로 구성한다. 각 맵에서 색채 공간에 대한 체험을 하는 사용자들은 곳곳에서 메시지 카드를 볼 수 있다. 이는 체험에 참여하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스트레스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메시지로 구성되어진다. 모든 여정에는 사용자의 원할한 게임 진행을 돕는 역할로 ‘운명의 실’이라는 추상적인 이펙트가 등장하여 사용자의 길을 인도하게 된다. 컬러 맵을 3가지 모두 지나면 사용자는 힐링 여정을 마치게 된다.
여정의 마무리 부분에서는 사용자가 엔딩 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엔딩 장소에서는 CRR 선택 장소에 있었던 시들어버린 세계수와 마주하는데, 처음과는 다르게 수많은 운명의 실이 세계수 주변을 돌며 에너지와 생기를 얻은 듯한 세계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예전과는 달라진 사용자의 심리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사용자에게 긍정적인 정서를 확산할 수 있도록 의도하는 것이다. 세계수 앞에는 사용자를 위해 맞춤으로 띄워진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배웅을 받으며 VR 콘텐츠 ‘노르니르’를 끝마치게 된다.
각각의 컬러 맵은 색상의 특성과 의미를 기반으로 표 3과 같이 설계하였다.
컬러테라피 힐링 여정을 위한 맵은 CRR 분석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각 색상이 가지는 대표적인 의미를 중심으로 설계하였다. 각각의 색상의 의미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표 3과 같이 설정한다. Red 컬러는 사교적이라는 대표 의미를 가지고, 이러한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붉은색으로 꾸며진 루프탑 파티장을 대표 공간으로 구성한다. Orange 컬러는 쾌활함이라는 대표 의미를 가지고, 이는 노을이 지는 가을 숲을 모티브로 경쾌한 느낌의 용기의 숲을 대표 공간으로 구성한다. Yellow 컬러는 우월함을 대표 의미로 가지고, 이는 황금빛 학자의 서재를 대표 공간으로 구성한다. Green 컬러는 도전이라는 대표 의미를 가지고, 이는 푸른 성장이 일어나고 있는 초록언덕 정원을 대표 공간으로 구성한다. Bluish Green 컬러는 민감함이라는 대표 의미를 가지고, 투명한 푸른 산호바다를 대표 공간으로 구성한다. Blue 컬러는 신뢰감이라는 대표 의미를 가지고, 조용하게 빛나는 밤바다를 대표 공간으로 구성한다. Purple 컬러는 예술적이라는 대표 의미를 가지고, 고상함이 넘치는 자수정 동굴을 대표 공간으로 구성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Magenta 컬러는 점잖음이라는 대표 의미를 가지고, 핑크뮬리 정원을 대표 공간으로 구성한다. 각각의 색상이 가지는 대표적인 의미는 공간 속에서 사용자들의 활동과 인터랙션을 통해 구체화 될 수 있도록 한다.
모든 맵에는 사용자의 힐링을 유도할 수 있는 주요한 오브젝트와 3가지의 인터랙션으로 구성되어진다(표 4). 3가지 인터랙션은 메인 인터랙션, 서브 인터랙션, 보색 인터랙션으로 나눌 수 있다. 메인 인터랙션(Main Interaction)은 사용자의 특성에 맞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며 사용자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인정하도록 하는 인터랙션으로 구성한다. 예를 들어 Red 컬러 맵에서는 사용자가 불꽃놀이를 하는 메인 인터랙션을 통해 자신의 활동적이고 정열적인 모습을 이해할 수 있다. 서브 인터랙션(Sub Interaction)은 메시지 카드를 통해 사용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일상에서 도전하기 쉬운 행동을 권유함으로써 사용자의 실제적인 행동의 변화를 유도한다. 예를 들어 Green 컬러 맵에서 꽃을 성장시킨 후 등장하는 메시지 카드에는 소심한 성격을 가진 사용자에게 한번쯤은 자신의 직감대로 행동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마지막으로 보색 인터랙션(Contrasting Color Interaction, CC)이 있는데, 특정 오브젝트나 공간의 일부분이 컬러 맵에서 사용된 주된 색상의 보색으로 바뀌게 된다. 이때 사용자는 보색을 봄으로써 자신이 선택한 특정 색상이 주는 파장과는 반대의 효과를 가진 파장의 영향을 받게 된다. 예를 들면 사용자가 베타파로 각성 효과를 주는 노란색을 골랐을 경우 보색인 보라색을 보여주어 델타파로 긴장을 푸는 효과를 준다. 여기에 앞서 나온 메인 인터랙션, 서브 인터랙션의 영향이 더해져 사용자가 문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유도하게 된다.
각 컬러 맵 별 세부 콘텐츠와 인터랙션 설계는 다음과 같다. Red 컬러 맵의 배경은 ‘루프탑 파티장’으로 사용자는 파티장 입구에 놓여 있는 화려한 초대장을 통해 자신의 높은 사교성을 확인할 수 있다. 빨간색 루프탑에서 보색인 청록색과 파란색의 불꽃놀이를 하는 메인 인터랙션을 통해 사용자의 본래 속성인 에너지 발산을 즐김과 동시에 보색을 통해 붉은 쪽으로 과도하게 에너지가 몰리는 것을 조절하는 효과를 준다. 또한 사용자는 파티장 중앙의 테이블 각 자리마다 놓인 여러 개의 작은 메시지 카드를 읽는 인터랙션을 통해 눈앞의 현실에 집중하게 된다.
Orange 컬러 맵의 배경은 노을이 지는 가을 숲을 모티브로 하는 ‘용기의 숲’으로 직접 버섯 북을 클릭하여 연주하는 메인 인터랙션을 통해 경쾌한 분위기를 선호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용자의 특성을 즐길 수 있다. 버섯 북을 일정 횟수 이상 클릭하면 안개가 걷히고 숨겨진 길이 나타나 온 숲이 물을 마실 수 있게 해주는 푸른색 물의 나무를 발견하게 된다. 사용자는 이 보색의 푸른색 물의 나무 인터랙션을 통해 뚜렷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시간 투자가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숲 길 곳곳에 숨겨진 푸른색 열매를 클릭하면 나타나는 메시지들을 통해 지나간 부분도 신중하게 돌아봐야 함을 전달받는다.
Yellow 컬러 맵의 배경은 ‘학자의 서재’이다. 굳게 닫혀 있는 황금빛 고서를 클릭해 여는 메인 인터랙션 이후, 사용자의 특성을 반영한 호칭인 ‘꿈이 가득한 젊은이, 잠재력을 가진 사람, 위대한 지도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등장하며 메시지를 통해 사용자는 지위, 책임, 권위, 휴식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서재를 따라 순서대로 고서를 열면 마지막으로 보라색 빈 방이 나타나고, 책을 열자 빈 방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구들로 채워지게 된다. 노란색이었던 이전 서재와는 다르게 마지막 서재의 색상이 보색인 보라색으로 바뀌며 빈 방이 여러 가지 가구로 채워지는 인터랙션을 통해 휴식과 욕구 충족이 필요한 사용자의 상황에 맞는 환경을 제공한다.
Green 컬러 맵의 배경은 ‘초록 언덕 정원’으로 이 맵에서는 사용자의 성격, 상황과 부합되는 꽃말을 가졌거나 색상이 보색인 꽃을 주요 오브젝트로 설정하여 꽃을 성장시키는 것을 사용자의 메인 인터렉션으로 설계하고, 이 꽃을 통해 사용자에게 알맞은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해당 맵에서 베르가못 꽃을 성장시키고 꽃에 대한 설명을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부드럽고 온화한 성격에 대해 알 수 있으며, 옐로 술탄 꽃을 통해 자신의 조심스러운 성격에 대해 파악함과 동시에 결단력 있게 밀고 나가야 할 때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초록색의 보색인 빨간색을 띄는 월귤에 대한 설명과 함께 메시지를 전달받는 인터랙션을 통해 여린 마음을 가진 사용자를 지켜주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게 한다. 제라늄 꽃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받기도 한다. ‘매력‘이라는 꽃말을 가진 흰 장미에 대한 메시지 인터랙션을 통해 사용자의 넘치는 매력으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볼 것을 권유하고 화분의 어린 새싹을 클릭하면 꽃으로 성장하는 메인 인터랙션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대해 사용자가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돕는다.
Bluish Green 컬러 맵의 배경은 ‘푸른 산호 바다’로, 투명한 바다를 배경으로 숨겨진 유리병을 찾는 메인 인터랙션 과정을 통해 통찰력이 뛰어난 사용자의 특성을 알 수 있다. 맵 어딘가에 숨겨진 유리병을 찾아 클릭하면 청록색의 산호가 보색인 마젠타-보라색으로 바뀌는 보색 인터랙션이 일어나며, 사용자에게 변화와 도전정신이 필요한 상황임을 순차적으로 바뀌는 산호를 이용하여 시각적으로 표현된다. 또한 유리병을 클릭할 경우 메시지 카드도 함께 등장하며 사용자가 자신에 대한 건강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Blue 컬러 맵의 배경은 ‘빛나는 밤바다’로 아무도 없는 조용한 해변과 부드럽게 부서지는 밤바다의 파도를 통해 사용자의 다소 조용하고 차분한 특성을 알 수 있도록 한다. 파란색의 보색인 노란색의 달을 클릭하면 초승달이 보름달로 점점 차오르는 메인 인터랙션과 함께 달의 모양이 바뀔 때마다 바위 뒤에 생성되는 별자리의 배치를 다양하게 변경하여 표현력의 향상이 필요한 사용자의 상황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였다. 달의 모양에 따라 숨겨진 조개, 게 오브젝트가 나타난다. 조개, 게를 클릭하면 나타나는 메시지 인터랙션을 통해 해변에 흩어져 있는 오브젝트를 찾고 메시지를 읽는 반복적인 과정에서 사용자가 끈기를 발휘하고 현실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Purple 컬러 맵의 배경은 ‘자수정 동굴’로 위엄과 고상함의 상징인 보라색의 자수정 동굴을 탐험하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화하는 자수정을 발견하는 메인 인터랙션을 통해 사용자의 예술성이 넘치는 특성을 알 수 있도록 한다. 보라색인 자수정 동굴에서 나와 넓게 펼쳐진 주황색의 노을이 나타나는 보색 인터랙션은 자긍심이 부족한 자신의 모습에 갇혀 있다가 자긍심을 회복하고 넓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오는 사용자의 행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한 자수정을 클릭했을 때 자수정의 모양이 바뀌면서 나타나는 메시지 인터랙션을 통해 사용자가 창의력을 발휘하고 끈기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메시지를 전달받는다.
Magenta 컬러 맵의 배경은 ‘핑크 뮬리 정원’으로 분홍색인 핑크 뮬리 정원에서 보색인 초록빛의 덤불을 다듬어 온전한 덤불 조각상을 만드는 메인 인터랙션을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섬세한 성향을 분출하고 감춰진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각 조각상은 온화한 성격, 화려함, 우아함을 대표하는 동물인 양, 공작, 기린으로 설정하여 사용자의 특성을 알 수 있도록 한다. 덤불을 다듬었을 때 나타나는 메시지 인터랙션을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온화한 성격, 매력, 우아함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는 HTC Vive HMD를 통해 시각적으로 가상현실의 정보를 전달 받게 된다. 사용자가 움직이는 시선의 방향과 속도는 가상현실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기에 사용자는 가상환경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다.
사용자의 8개의 CRR 컬러 맵에 존재하는 메인 인터렉션, 서브 인터렉션, 보색 인터렉션은 이벤트 발생 시점과 처리 방식이 콘텐츠의 흐름에 따라 기존에 정의되어 있어 고정된 알고리즘으로 처리할 수 있다.
컬러테라피 힐링 여정에서 사용자가 체험하는 Map01, Map02, Map03은 사용자의 CRR 색상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게 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CRR 선택 버튼의 식별 정보를 이용해 CRR 컬러 맵을 각각 대응시켰다. 사용자가 선택한 색상 데이터를 저장해 효율적으로 사용, 관리한다.
사용자가 CRR 8가지 색상 중 3가지를 선택할 때, 선택 순서가 매우 중요하므로 CRR 이미지 버튼을 클릭하면 데이터가 순서대로 일반 배열에 들어가며, 이 배열을 원본 배열로 지정한다. 선택을 모두 마치고 확인 버튼을 누르면 원본 배열의 데이터를 모든 여정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정적 배열에도 저장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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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자가 색상을 재선택할 가능성을 고려해 정적 배열을 최종 데이터 배열로 이용한다. (이때, 사용자가 선택한 순서대로 일반 배열에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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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자가 3가지 미만의 색상을 고른 경우, 게임 진행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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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가 끝나기 전까지 색상 데이터는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어야 한다.
원본 배열의 값과 정적 배열의 값이 일치하면, 사용자가 선택한 컬러 맵을 불러온다. 색상 데이터를 저장한 배열은 맵 로딩과 메뉴 UI에서 사용자가 선택한 CRR 색상 이미지를 보여 줄 때 사용된다.
전체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시스템은 맵 로딩 기능이다. 색상 데이터가 저장되어있는 정적 배열의 맨 앞 데이터를 불러와 사용자가 선택한 색상 변수 값에 임시로 넣는다. 선택한 색상의 식별 값과 8가지 컬러 맵의 고유 데이터 값이 일치하면 색상 맵 데이터의 값을 색상 맵 변수로 넘긴다. 이 때 정적 배열은 색상의 식별값을 복사해 원본을 최대한 수정하지 않도록 구현한다.
세 번째 컬러 맵까지 플레이하면 배열에는 엔딩 장면에 해당되는 데이터 값이 들어간다. 엔딩 장면 다음에는 크레딧 장면으로 넘어가도록 고정값을 넣어 구현했다.
본 연구를 통해 구현한 ‘노르니르’ VR 힐링 콘텐츠의 최종 구현된 화면은 표 5와 같다. 힐링이라는 큰 주제에 부합되도록 부드럽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그래픽과 색감 사용에 중점을 두었다. 색감의 강조를 위해 Unity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포스트 프로세싱 기능을 적극 활용하여 사용자들에게 심플하지만, 세련되고 편안한 그래픽을 통해 시각적 휴식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노르니르’ 의 스트레스 완화 효과에 대한 검증을 위해 평균 만 20.9세의 대학생 15명을 대상으로 사용자 평가를 2020년 6월 18일 하루 동안 실시하였다. 시연 전과 후의 심리상태를 비교하기 위해 ‘시연 전 심리검사’ - ‘노르니르 콘텐츠 시연’ - ‘시연 후 심리검사’ 순으로 평가를 진행하였다. 사용자들의 심리적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 타당성이 입증된 기분상태검사인 ‘K-POMS’를 실시하였다[20].
표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K-POMS 6개 하위척도에 대하여 사전, 사후 평균과 표준편차를 도출하고, T 검정을 실시하였다. 우선, 대응차에 대한 T 검정에서 모든 요인척도들은 p<0.05로 ‘노르니르’ 시연 전후가 다르게 나왔다. 세부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인 ‘우울한 상태’의 평균값은 1.23에서 0.38로 30.9% 감소하였으며, ‘불안과 공포’의 평균값은 1.68에서 0.6으로 35.7% 감소하였다. ‘분노와 적개심’의 평균값은 0.77에서 0.25로 32.5% 감소하였으며, ‘피곤과 산만함’의 평균값은 3에서 1.13으로 37.7% 감소하였다. ‘무력함과 불확실성’의 평균값은 1.47에서 0.53으로 36% 감소하였다. 반대로 긍정적인 감정인 ‘생동과 여유’의 평균값은 43.5% 증가하였다[21].
'노르니르' 는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함과 동시에 긍정적인 감정을 강화하는 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4. 결론
현대인들의 잦은 스트레스 노출로 인한 정서적, 감성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스스로 이겨내는 균형감이 무너지는 경우, 신체적, 정신적 질환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보조적인 수단으로써 CRR 분석법을 기반으로 컬러테라피를 이용한 VR기반의 힐링콘텐츠 ‘노르니르’를 제안하였다. ‘노르니르’는 사용자들이 CRR분석법으로 선택한 개인의 특성과 상태에 따른 맞춤형 VR 컬러테라피 체험을 제공하게 된다. 자신의 본질을 이해하고, 자신의 현 상태를 받아들이면서 더 나아가 앞으로 변화해나갈 목표를 다양한 색채 인터랙션으로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제시해주는 힐링의 여정을 따를 수 있도록 구성하고 설계하였다. 사용자들의 체험에 어려움이 없도록 사용자들의 인터랙션과 움직임을 통한 스토리텔링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는 매개체를 활용하였고, 사용자를 체험 전의 시들어진 세계수 나무와 체험 후 에너지가 넘치는 세계수 나무로 표현함으로써 은유적으로 사용자의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희망의 메시지를 주도록 하였다. 특히, 특정 색채의 고유의 파장과 뇌파 영향에서 사용자들에게 변화를 유도하고 인식을 환기시키기 위해서 색채학에서 증명된 보색의 대비를 활용하여 메시지와 색채 경험 전반에 유기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구현하였다. ‘노르니르’ 콘텐츠의 구현 결과를 바탕으로 시연 후 사용자에게 미치는 스트레스 영역에서의 변화를 검증하기 위해 한국판 기분 상태 검사 ‘K-POMS’를 활용하여 사용자의 콘텐츠 시연 전과 후에 평가를 실시하였다. 검증 결과 사용자들은 부정적인 감정의 감소와 긍정적인 감정의 증가를 동시에 경험했다. 특히, 긍정적인 감정의 증가에서 높은 효과를 보였으며, 부정적인 감정인 ‘피곤과 산만함’, ‘무력함과 불확실성’ 등의 부분에서 큰 감소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VR기술이 심리, 정신과 관련된 영역의 헬스케어분야에 점차적으로 활용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 다양한 효과가 검증된 사양한 스트레스 완화 콘텐츠를 보급하여 디지털미디어 소비가 높은 현대인들에게 하나의 놀이이자 긍정적인 치료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콘텐츠 보급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한편, 한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해당 콘텐츠를 반복 활용할 수 있도록 추후, 컬러에 따른 맵의 다양화, 인터랙션의 다양화를 통한 풍부한 콘텐츠 구축을 해나가는 연구를 추가적으로 하여, 관련 콘텐츠를 고도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